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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러 첩보원 사전’ 첫 발견
날짜 2010년 3월 1일 언론사 세계일보
홈페이지 http://www.segye.com 기자  
원 문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은 1일 구한말 러시아가 조선에서 활약한 첩보원을 위해 발간한 ‘첩보원 사전’과 1894년 당시 한반도 주변 열강들이 조선을 차지하기 위한 논리를 소개한 러시아 신문 원본 등을 공개했다.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 제공]
전남대 연구단, 당시 러시아 신문도 공개

구한말 러시아, 일본, 청나라 등 열강이 조선을 차지하려고 비밀리에 첩보원을 파견하고 국제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리고자 치열한 선전전을 펼쳤음을 보여주는 러시아 측 자료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1일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에 따르면 러일전쟁 당시 조선에서 은밀하게 활동했던 러시아 첩보원들을 위한 러한사전과 당시 러시아 신문 등을 공개했다.

연구단이 이번에 공개한 사전은 당시 조선에서 암약한 러시아 첩보원들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연구단의 허성태 박사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직접 입수했다.

사전에는 ‘밥을 달라’ 등 조선에서 필요한 말의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 등을 러시아어로 설명하고 있으며, 일본군 무기체계나 부대 구성, 일본군 배치 상황 등 각종 군사정보 내용도 담고 있다.

이 책자는 러시아 총참모부가 1904년 발행한 것으로 세로 10㎝, 가로 15㎝ 크기의 85쪽 분량이다.

연구단은 청일전쟁 당시 열강들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일방적 논리를 소개한 러시아 신문도 내놓았다.

당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타블로이드 판형(가로 26㎝, 세로 37.5㎝)으로 발행된 노보예 브레먀라는 신문으로 1894년 7월 9일자와 23일자, 1895년 10월 14일자와 21일자 등이다.

‘한국의 전쟁’(청일전쟁을 지칭)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일본과 청나라가 조선을 차지하려고 내놓은 논리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은 당시 ‘4세기 조선에 진출해 지배(임나일본부설)했고 임진왜란 당시 17일 만에 조선 땅을 점령한 적이 있는 만큼 자신들이 조선을 지배해야 한다’고 세계 각국에 주장했다는 것이다.

또 청나라는 ‘13세기 조선은 자기들 땅이었고(원나라의 고려 침략을 지칭한 듯) 임진왜란 당시 중국 장수가 전쟁을 했으며, 해마다 조공을 바치고 왕 승인도 받은 자신들의 속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광주=연합뉴스